청년이 무엇으로 자기 길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에 따라 자기 길을 조심함으로 하리이다.
(시편 119편 9절)
입다의 딸은 번제 헌물로 죽었는가?
1. 사사기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
사사기에는 도덕과 영적 타락이 심했던 사사 시대의 혼란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우상 숭배, 첩을 둠, 동성애, 살인 등 극악한 일들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입다가 자기 딸을 ‘번제로 드렸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개역 성경을 읽으며 입다의 서원을 보고, 입다의 경솔함과 무자비함만을 탓한 채 하나님께서 그것을 받으셨다는 사실 자체에 혼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킹제임스 성경(KJV)과 흠정역으로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 입다의 딸은 번제로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헌물’로 하나님께 바쳐졌다는 것이다.
2. 번역의 문제: 오해를 낳은 개역 성경
(1) 서원의 표현: ‘그는’ vs ‘그것을’
개역 성경 (삿 11:31): “나를 영접하는 그는... 내가 그를 번제로 드리겠나이다.” KJV: “Whatsoever cometh forth... I will offer it up for a burnt offering.”
KJV과 흠정역은 모두 ‘whatsoever(무엇이든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입다가 짐승이든 물건이든 하나님의 것으로 삼겠다는 의미이며, 사람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개역은 ‘그는’, ‘그를’이라는 인칭 대명사를 사용함으로써 입다가 애초에 사람을 번제로 바치려 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2) 제사냐, 헌물이냐?
흠정역과 KJV은 '번제 헌물'로 표현하지만, 개역은 단순히 ‘번제’라고 번역함으로써 짐승을 죽이고 불에 태우는 종교적 제사 의식을 강조한다. 하지만 원문의 의도는 ‘제물’보다는 ‘헌물’에 가깝다. 이는 하나님께 소유로 드리는 행위이지, 반드시 죽음을 수반하는 제사는 아니다.
(3) ‘처녀로 죽음’이라는 말은 원문에 없다
개역 성경: “나의 처녀로 죽음을 인하여 애곡하겠나이다.” KJV: “bewail my virginity”
개역 성경은 원문에 없는 ‘죽음’을 삽입해 독자들이 입다의 딸이 처녀로 죽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virginity는 결혼하지 않고 처녀로 살아가는 상태를 말하며, 딸이 결혼 없이 평생 주님께 헌신하게 됨을 슬퍼한 것이다.
3. 입다의 서원은 어떻게 이행되었는가?
입다는 전쟁에서 돌아온 후, 자신을 맞이한 딸을 보고 충격을 받지만 자신의 서원을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라고 하며 지키겠다고 한다. 딸도 "아버지의 입에서 낸 말씀대로 내게 행하소서"라고 순종한다.
(1) 하나님은 사람을 번제로 받으시는가? 레18:21, 신12:31, 렘7:31: 하나님은 인신 제사를 가증하게 여기시며 명하지도 않으셨다. 아브라함-이삭 사건도 시험이었으며, 실제로는 양이 제물로 바쳐짐.
(2) 번제 헌물로 드리는 다양한 방식 여리고 성 전체를 불태우며 바침 (수6:24) 레위인들은 살아 있는 헌물로 바쳐져 하나님을 섬김 (민8:11) 사람은 죽여서 바칠 수 없으므로 입다의 딸 역시 살아 있는 헌물로 하나님께 드려졌고, 주의 집에서 헌신된 삶을 살았을 것이다.
4. 입다의 딸이 된 살아 있는 헌물
딸은 두 달간 친구들과 산에 올라가 자신의 처녀 생활(virginity)을 애곡하며 결혼하지 않고 살아야 할 삶에 대한 아쉬움을 나눈다. 이후 돌아와 아버지의 서원을 따라 평생을 결혼하지 않고 하나님의 소유로 구별되어 살게 된다. 이는 민수기 30장에 따라 유효한 서원이며, 그에 따라 지켜졌다.
5. 신약시대의 적용: 우리도 살아 있는 헌물로
롬12:1: 너희 몸을 거룩하고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살아 있는 희생물로 드리라. 히13:15: 찬양의 희생을 하나님께 드리자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자들이 자신을 헌신된 삶으로 드리길 원하신다. 입다의 딸처럼, 죽음을 통해서가 아니라 삶 전체를 통해 주님을 섬기는 것이 참된 헌물이다.
6. 결론: 오해에서 바른 해석으로
입다와 그의 딸, 그리고 하나님은 잘못 해석되어 왔다. 번역의 오류와 제사 개념의 오해로 인해 입다의 딸은 불태워진 희생자로 여겨졌으나, 킹제임스 성경에 비추어 보면 그녀는 살아 있는 헌물로 하나님께 드려졌고, 평생을 주님께 헌신한 믿음의 여인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자신도 날마다 거룩하게 구별되어 하나님께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함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