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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19편 9절)

  • 신약 성경의 헤롯들: 헤롯 가문 한눈에 보기조회수 : 31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6년 11월 6일 13시 8분 17초
  • 신약 성경의 헤롯들: 헤롯 가문 한눈에 보기


    여러 명의 헤롯


    마태복음을 비롯한 복음서들과 사도행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헤롯 가문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신약 성경에는 ‘헤롯’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 통치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을 한 사람으로 생각하면 사건과 시대를 이해하는 데 큰 혼란이 생긴다. 마태복음 2장에서 예수님을 죽이려 한 헤롯과 침례자 요한의 목을 벤 헤롯, 사도행전에서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감옥에 가둔 헤롯, 그리고 바울의 변론을 들은 아그립바 왕은 모두 서로 다른 인물들이다. 그러므로 신약 성경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을 이루는 헤롯 가문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의 ‘헤롯 가문’ 그림은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헤롯 가문의 주요 인물들과 그 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2장_헤롯 가문.png

     

    에돔 족속의 왕


    헤롯 가문은 혈통으로는 이두매아 출신이며, 유대교로 개종한 가문이었다. 이두매아는 구약 성경의 에돔과 연결되는 지역이며 에돔 족속은 야곱의 형 에서의 후손들이다. 헤롯 대왕의 아버지 안티파테르는 이두매아 출신으로 로마의 정치권력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유대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헤롯 역시 이러한 로마의 후원을 등에 업고 권력을 장악했으며, 결국 로마의 승인을 받아 유대인의 왕이 되었다. 따라서 헤롯은 다윗의 왕위를 정당하게 이어받은 유대인의 왕이 아니었다. 로마의 힘을 배경으로 왕위에 오른 에돔 족속의 왕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마태복음 2장에서 참된 ‘유대인들의 왕’으로 태어나신 예수님과 헤롯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배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헤롯 대왕


    이 헤롯 가문에서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첫째는 헤롯 대왕이다. 마태복음 2장에서 지혜자들이 찾아왔을 때 유대를 통치하고 있던 바로 그 헤롯이다. 그는 뛰어난 정치적 수완과 건축 능력을 지닌 통치자였지만 동시에 자신의 왕권을 위협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누구든 제거할 정도로 의심이 많고 잔인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가족에게까지 잔혹하여 아내 마리암네를 죽이고 자기 아들들 가운데 여러 명도 처형하였다. 그래서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헤롯의 아들이 되느니 차라리 헤롯의 돼지가 되는 편이 안전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였다.


    헤롯 대왕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대규모 건축 사업을 벌였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예루살렘 성전의 대대적인 증축과 재건이다. 스룹바벨 시대에 다시 세워진 성전을 엄청난 규모로 확장하여 당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웅장한 건축물로 만들었다. 그 밖에도 지중해 연안에 가이사랴라는 거대한 항구 도시를 건설하고 여러 요새와 궁전을 세웠으며, 사해 근처 절벽 위의 마사다 요새도 크게 확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건축 사업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백성에게 무거운 세금 부담을 안겨 주었다. 그는 한편으로는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성전을 화려하게 만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로마와 헬레니즘 문화를 위한 건축물들을 세웠다. 결국 그의 통치는 유대교에 대한 순수한 신앙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왕권을 유지하기 위한 철저한 정치적 계산에 기초하고 있었다.


    바로 이 헤롯 대왕의 통치 말기에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동방에서 온 지혜자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대인들의 왕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시냐?”(마 2:2)라고 물었을 때 헤롯이 크게 불안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로마의 힘을 빌려 차지하고 있던 ‘유대인들의 왕’이라는 자리를 위협할 진짜 왕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베들레헴과 그 주변 지역에 있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죽이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린다. 그러므로 마태복음 2장은 시작부터 두 왕을 대조한다. 한쪽에는 로마가 세운 거짓된 유대인의 왕 헤롯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다윗의 자손이요 참된 유대인들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다.


    세 아들의 분할 통치


    헤롯 대왕이 죽은 뒤 그의 영토는 주로 세 아들에게 나뉘어 통치되었다. 아켈라오는 유대와 사마리아와 이두매아를 다스렸고, 헤롯 안디바는 갈릴리와 페레아(Perea)를, 빌립은 갈릴리 북동쪽의 이두래와 드라고닛 등을 다스렸다. 페레아는 ‘건너편’이라는 뜻으로 요르단강 동쪽 지역을 가리키는 당시의 지명이며, 신약 성경에서는 주로 ‘요르단 건너편’으로 표현된다.


    마태복음 2장의 마지막 부분(22절)에서 요셉이 이집트에서 돌아온 뒤 유대로 가지 않고 갈릴리 나사렛으로 간 것도 아켈라오가 유대를 다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헤롯 가문의 정치 상황을 알고 있으면 마태복음의 기록이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된다.


    헤롯 안디바


    이 가운데 복음서에서 특히 중요한 사람이 헤롯 안디바이다. 그는 갈릴리와 페레아를 오랫동안 다스렸으므로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 대부분이 그의 통치 영역에서 이루어졌다. 복음서에서 단순히 ‘헤롯’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사람이 바로 침례자 요한을 감옥에 가두고 결국 그의 목을 벤 통치자이다. 그는 자기 형제의 아내였던 헤로디아를 아내로 취하였고, 침례자 요한은 그것이 율법에 어긋난다고 공개적으로 책망하였다. 결국 헤로디아의 계략과 연회 자리에서 한 경솔한 맹세로 인해 요한은 목 베임을 당하였다.


    안디바는 예수님의 마지막 재판 과정에도 등장한다. 빌라도는 예수님께서 갈릴리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침 예루살렘에 와 있던 헤롯에게 그분을 보냈다. 이 헤롯이 바로 안디바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예수님에 관한 소문을 듣고 그분께서 어떤 기적을 행하시는 것을 보고 싶어 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결국 그는 자기 군사들과 함께 예수님을 조롱하고 다시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 그러므로 침례자 요한의 죽음과 예수님의 심문이라는 두 중요한 사건에 같은 헤롯 안디바가 등장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헤로디아의 첫 남편과 북동부 지역을 다스린 사분영주(분봉왕) 빌립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분영주(tetrarch)는 원래 한 지역을 넷으로 나눈 가운데 한 부분을 다스리는 통치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나중에는 로마의 지배 아래 일정 지역을 맡아 다스리는 하위 통치자의 칭호로 쓰였다. 헤로디아의 첫 남편 역시 헤롯 가문의 사람이었고 흔히 ‘헤롯 빌립’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가이사랴 빌립보와 관련된 사분영주 빌립과는 다른 인물이다. 가이사랴 빌립보라는 지명은 북동부 지역을 다스렸던 사분영주 빌립과 관련되어 있다.


    헤로디아는 헤롯 대왕의 손녀이므로 첫 남편 헤롯 빌립과 헤롯 안디바는 모두 그녀에게 삼촌이 된다. 그러나 헤롯 대왕에게는 아내가 여럿 있었고 자녀들도 여러 해에 걸쳐 태어났기 때문에 삼촌과 조카라 해도 나이 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헤로디아는 첫 남편 헤롯 빌립과 약 10살, 헤롯 안디바와는 약 5살 정도 차이가 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헤롯 가문은 같은 이름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서로 복잡하게 혼인했기 때문에 이 관계를 구분하지 않으면 쉽게 혼란에 빠진다.


    헤롯 아그립바 1세


    그다음 중요한 인물이 헤롯 아그립바 1세이다. 그는 헤롯 대왕의 손자이며 사도행전 12장에 등장한다. 그는 유대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초대 교회를 핍박하였다. 사도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였고, 이것을 유대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까지 붙잡아 감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 베드로를 기적적으로 감옥에서 구출하셨다. 얼마 뒤 아그립바는 가이사랴에서 왕복을 입고 연설하였고, 백성이 그의 음성을 가리켜 사람의 음성이 아니라 신의 음성이라고 외쳤다. 그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아니하자 주의 천사가 그를 치고 그는 벌레들에게 먹혀 죽었다. 이 사건은 AD 44년경에 일어났다.


    헤롯 아그립바 2세


    마지막으로 헤롯 아그립바 2세가 있다. 그는 아그립바 1세의 아들로서 로마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사도행전 후반부에서 여동생 버니게와 함께 등장한다. 바울이 가이사랴에 구금되어 있을 때 총독 베스도가 바울의 사건을 아그립바에게 설명하였고, 아그립바는 직접 바울의 말을 들어 보기를 원하였다. 사도행전 26장에서 바울은 이 왕 앞에서 자신의 회심과 부활 신앙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담대하게 증언한다. 아그립바 2세는 이후 로마에 대항하여 일어난 유대 전쟁에서 로마 편에 섰으며, 예루살렘과 성전이 파괴되는 시대를 직접 목격한 헤롯 가문의 마지막 주요 통치자가 되었다.


    에서의 후손과 영적 전쟁


    이렇게 정리해 보면 신약 성경에서 중요한 헤롯들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헤롯 대왕은 예수님의 출생과 베들레헴의 유아 학살 사건에 등장하고, 헤롯 안디바는 침례자 요한의 죽음과 예수님의 심문에 등장하며, 헤롯 아그립바 1세는 초대 교회를 핍박하고 사도 야고보를 죽이며, 헤롯 아그립바 2세는 사도 바울의 변론을 듣는다. 여기에 헤롯 대왕이 죽은 직후 유대를 다스린 아켈라오와 북동부 지역을 다스린 빌립까지 구분해 두면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나오는 헤롯 가문의 인물들이 훨씬 분명하게 정리된다.


    이 헤롯 가문 전체를 살펴볼 때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이들의 뿌리가 에돔, 곧 에서의 후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창세기부터 에서와 야곱 사이에는 갈등이 있었고, 이후 에돔과 이스라엘 사이에도 오랜 적대 관계가 이어졌다. 그런 역사적 배경을 가진 이두매아 출신의 헤롯 가문이 로마의 힘을 등에 업고 유대 땅을 다스리게 된 것이다. 과거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던 에돔의 후손들이 이제 유대인의 왕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통치하게 된 것은 성경의 역사를 생각할 때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다.


    더욱이 헤롯 가문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겉으로는 유대교와 성전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신들의 권력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하나님의 사람들을 잔인하게 제거하였다. 헤롯 대왕은 메시아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의 아이들을 죽였고, 헤롯 안디바는 침례자 요한의 목을 베었으며, 헤롯 아그립바 1세는 사도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까지 죽이려 하였다. 이 사건들을 단순히 한 가문의 정치적 잔혹성으로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메시아와 하나님의 사람들을 대적한 행동은, 성경 전체의 큰 흐름에서 창세기부터 계속되어 온 여자의 씨와 뱀의 씨 사이의 영적 전쟁이라는 관점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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