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경 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으로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후서 3장 16절)
왜 안 하는가? (새벽기도) 04
새벽기도
1년 365일, 성도들이 날마다 새벽기도회로 모이고 합심하여 통성으로 기도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교회만의 자랑거리입니다. 그래서 개신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새벽기도는 반드시 교회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심지어 다른 나라에 선교하러 가서도 새벽기도를 정착시키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자유교회 성도들은 한 번도 이런 것을 시행한 적이 없으므로 과연 새벽기도는 어디에서 나왔고 성경적인지 아닌지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벽기도의 유래
교회 역사가들은 길선주 목사가 목사 안수를 받기 전 평양 장대현 교회 장로로 시무하던 때 그분을 중심으로 1905년경부터 새벽기도회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길선주 목사는 하나님을 믿기 전 친구로부터 <천로역정>과 몇 권의 책을 받아 읽었습니다. 이때부터 그분은 “무엇이 참 도인가?”를 알기 위해 번민하며 기도했습니다. 자기가 섬기던 신에게 빌어보았지만 응답을 받지 못하자 그분은 기도의 대상을 하나님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분은 어떻게 감히 하나님을 아버지라 할 수 있겠는가 생각하고는, 중국 사람들이 하나님을 ‘상제님’이라고 부르듯이 ‘상제님’을 부르며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한 시쯤 하늘에서부터 사방이 진동하는 듯한 큰소리가 나면서 “길선주야! 길선주야! 길선주야!”하고 부르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길선주 목사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여, 나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나를 살려주옵소서!”하며 방성대곡하는 가운데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더욱 힘써 기도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체험 때문에 그분은 새벽 미명을 하나님께 기도하는 가장 좋은 시간으로 여기고 새벽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여자들은 남편과 자식의 운명을 위해 새벽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다음에는 기도의 대상을 하나님으로 바꾸어 경건하고 간절하고 신비로운 새벽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새벽기도는 1907년 평양 부흥 운동과 함께 전국 교회로 확산되었습니다.
사실 길선주 목사가 새벽기도회를 시작한 것은 그의 종교 편력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길선주 목사는 구원받기 전에 병을 얻게 되어, 병도 고치고 도(道)도 닦을 겸 한국 무교 종파 중 하나인 관성교(關聖敎) - 삼국지의 관우를 섬기는 도교의 일종 - 에 심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어떤 영적 만족도 얻을 수 없게 되자 21세부터 선도(仙道) 수련에 몰두하였습니다. 전통 무교에서 새벽에 수련시간을 갖던 것에 익숙하였던 그는 기독교로 귀의한 이후에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였고 이런 관습을 교인들에게 강제하였습니다.
불교에서는 새벽 3시 반에 수행이 시작되고 승려들은 새벽 예불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교는 수행을 중시했고 그중에서도 새벽 예불을 수행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이교도들의 샤머니즘 정서와 한국 민족의 특유한 종교성이 결합되어 오늘날 한국 개신교의 새벽기도 전통이 만들어졌음을 누구라도 쉽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새벽기도의 창시자인가?
어떤 이들은 새벽기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새벽기도의 기원을 예수님에게서 찾으려 하며 그래서 예수님께서 새벽 미명에 일어나셔서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심으로 사역을 시작하셨다는 복음서 기록을 그 근거로 내밉니다(막1:35).
그러나 이것은 새벽기도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매일 새벽에 기도하신 것도 아니고, 그분이 한 것처럼 우리가 해야 한다면 우리도 믿음 생활 시작하면서 다 40일 금식 기도를 해야 하고 그분께서 겟세마네에서 하신 것처럼 매일 밤 땀을 피처럼 흘리면서 기도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 1장 35절이 새벽기도의 확실한 근거라면 왜 지금까지 근 2,000년 동안 다른 나라의 성도들은 한 번도 새벽기도회로 모이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믿음의 위인들 즉, 루터, 칼빈, 에드워즈, 스펄전, 휫필드, 웨슬리, 무디, 로이든 존스 같은 분들은 새벽기도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믿음의 선진들이 개인적으로 새벽에 일어나 기도했을지는 몰라도 한국 교회가 강조하고 있는 365일 새벽기도는 전 세계 어떤 교회도 알지 못하던 관행입니다.
어떤 이들은 한국 교회 부흥의 비결 중 하나가 ‘새벽기도’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나라 교회에서도 한국의 새벽기도를 배워 시행하는 곳이 있고 한국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들 역시 선교지에서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고 있기 때문에 새벽기도는 더 이상 한국 교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자랑합니다.
하나님이 교회 역사를 통해 한국 교회를 가장 사랑하시고 기뻐하시기 때문에 다른 나라 성도들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새벽기도라는 큰 은혜를 특별히 한국 교회에만 베풀어 주셨을까요? 그런데 이처럼 큰 은혜를 받아 새벽기도를 자랑하는 한국 교회는 왜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대상이 되었을까요?
구원받은 성도라면 누구나 하나님께 의지하며 기도합니다. 더욱이 하루를 시작하며 첫 시간에 기도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개신교회에서는 많은 경우 새벽기도가 한 사람의 믿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목사의 눈에 들어 장로나 집사의 직무를 얻기 위해 혹은 자기만족과 열심 - 이것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함 - 을 표출하기 위해 새벽기도에 나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기도에 대해서는 오해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서 새벽기도를 명령하셨으므로 이것이 큰 구속력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도는 반드시 교회에서 새벽이나 밤에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샤머니즘의 도가니 속에서 바로 이 같은 무지에 의해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새벽기도라는 것이 한국에서만 생기게 되었습니다.
새벽기도의 폐해
새벽 5시에 예배를 드리려면 적어도 4시에는 깨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8시까지 출근해야 하므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면 곧바로 회사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저녁 8시 이후에 퇴근합니다. 새벽 4시에 깨려면 적어도 10시에는 자야 합니다. 한 집의 가장이 이러면 집안은 누가 돌봅니까? 어쩌다 한 번 이렇게 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매일 이런 일을 하려면 온전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이룰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목사는 새벽기도 이후에 잠을 충분히 더 자고 하루 생활을 시작할 수 있지만 직장을 다니는 이들은 그리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우리 몸은 구원 받은 이후에 성령님께서 거하시는 전이 됩니다. 그러므로 몸을 피곤하지 않게 잘 가꾸는 것도 성도의 의무입니다. 또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에 몇 시간을 가족들과 같이 지내야 합니다. 성경도 읽고 책도 읽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정상인에게는 새벽기도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영국의 어느 목사나 성도도 이런 식의 새벽기도를 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믿음은 대개 새벽기도회나 매일 교회 가서 일하는 것 같이 몸으로 때우는 행위로 나타납니다. 이런 것이 믿음의 척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한국 성도들에게는 성경의 진리를 알려는 열망이 없고 산 기도나 새벽기도를 통해 하늘에서 직통으로 무언가를 받으려는 생각이 팽배할 뿐입니다. 머리를 써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기능들은 대부분의 성도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일이 교회 안에 팽배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벽기도 등이 영성과 충성의 잣대로 인식되고 있으므로 큰 교회의 장로가 되려면 반드시 주차장 봉사와 새벽기도 참석 등이 요구됩니다. 특히 이단들은 새벽기도를 크게 강조하며 새벽기도를 안 하는 것은 큰 죄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새벽기도에서 하나님이 출석을 부른다는 말이나 천사가 참석자 명단을 작성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과거에 다미 선교회 회원들이 예수님의 재림을 맞는다고 흰 세마포 옷으로 갈아입고 밤 12시 정각에 예배드리던 것과 비슷하게 지금까지 새벽기도는 성도의 열심을 측정하는 잣대로 알게 모르게 사용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특별새벽기도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는 특별새벽기도(특새?)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특정한 교회의 특별새벽기도에 참석하면 말 그대로 모든 소원이 성취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심지어 부산에서도 KTX를 타고 서울의 OO 교회 특별새벽기도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용한 것으로 알려진 그런 교회의 목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자기 교회의 특별새벽기도에 참석하는 사람이 많다고 너스레를 떨곤 합니다. 특별새벽기도로 유명한 OO 교회에서는 최근에 ‘2013 새벽기도 목회자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는데 강사인 그 교회 담임 목사의 말을 들으려고 자그마치 5,000명이 몰렸다고 합니다.
또한 이 교회에서는 2013년에만 50만 명이 새벽기도에 참석하며 새벽기도를 하니 교회가 부흥된다고 광고하자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도 300명의 목회자와 신학생이 그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새벽기도 예찬론을 펴며 교회 성장론을 가르치는 이 교회 목사가 바로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준비한 분입니다. 과연 이분은 예수님만이 진리요,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다는 것을 새벽기도회에서 외칠까요? 과연 그렇게 진리를 외치는 목사가 WCC 개최지 확정을 위해 그리고 WCC 총회를 잘 운영하기 위해 무지한 성도들을 모아놓고 특별새벽기도를 주관하며 종교 올림픽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는 10월 하나님 섭리 아래 세계적인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WCC 부산 총회는 분명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WCC는 세계 140개국 349개 교단이 연합한 단체다. 세계에 유엔이 있다면 기독교에는 WCC가 있다. WCC에는 약 5억 9000만 명의 성도들이 참여하고 있다. WCC 총회는 7년 만에 한 번씩 열린다. 한국에서 WCC 총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다(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3년 1월 29일).
이런 교회에서 특별하고도 특별한 ‘특새’가 주로 언제 열리는지 아십니까? 수능 시험 전입니다. 이때가 되면 온 나라의 교회들이 특별새벽기도를 하고 절과 암자에서도 중들과 신도들이 지성을 다해 특별새벽기도를 합니다. 지성으로 빌어서 자식을 대학에 보내겠다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기독교는 이러한 샤머니즘의 한 형태가 아닙니다. 이런 식의 특별새벽기도와 무당이나 점쟁이에게 복채 주고 복을 빌어달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한국의 특별새벽기도는 오순절/은사주의 기복 신앙의 분출구입니다. 종교 통합을 강조하고 신비주의를 조장하며 과거에 유대인들이 행한 것처럼 무지 속에서 성도들을 파멸로 몰아가면서까지 교회 성장을 위해 성공하려는 목사들의 전유물이 바로 특별새벽기도입니다. 이런 무지의 결과에 대해 사도 바울은 분명하게 경고하였습니다.
1형제들아, 이스라엘을 위한 내 마음의 소원과 하나님을 향한 기도는 곧 그들이 구원을 받는 것이니라. 2내가 그들에 대해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대한 열심은 있으나 지식에 따른 것이 아니니라. 3그들이 하나님의 의를 알지 못하여 자기 자신의 의를 세우려고 다니면서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 4그리스도께서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가 되시기 위하여 율법의 끝마침이 되시느니라(롬10:1-4).
우리 예수님께서는 이런 무지 속으로 성도들을 집어넣는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매우 엄중한 정죄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21내게, 주여, 주여, 하는 자가 다 하늘의 왕국에 들어가지는 아니하고 오직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22그 날에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이르기를,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대언하지 아니하였나이까? 주의 이름으로 마귀들을 내쫓지 아니하였나이까? 주의 이름으로 많은 놀라운 일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23그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결코 알지 못하였노라.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너희는 내게서 떠나라, 하리라(마7:21-23).
새벽기도에 대한 결론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한국의 새벽기도는 무속 신앙에서 나왔음이 확실합니다. 한국 교회 사가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결코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려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모든 분들이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기원 자체는 바르지 않지만 거기에 참여하는 순수한 성도들이 있으므로 새벽기도 자체를 정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믿습니다.
교회의 전통과 지도자들의 무지와 허영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새벽에 일어나 교회에 가서 국가를 위해 자식을 위해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순진한 성도들이 있음도 사실입니다. 이런 성도들의 기도로 인해 이 나라 체제가 유지되고 경제가 부흥한 것도 일정 부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저희 교회 성도들 중에서 새벽기도를 원하는 분들은 다른 교회에 가셔서 얼마든지 하셔도 됩니다.
다만 기도가 무엇이며 하나님을 아는 것이 무엇인지 목사들이 바르게 알고 바르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을 모르는 가운데 새벽기도가 기복 신앙 종교 생활의 일환으로 전락하면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모두 성도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벗어난 기도를 하나님께서 미워하신다는 성경의 경고를 우리 모두 귀담아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자기 귀를 돌이켜 법을 듣지 아니하면 그의 기도조차 가증한 것이 되리로다(잠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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